잡담


1. 메인 화면을 못보겠다. 영화밸리가 온통 트랜스머시기로 가득. 담주엔 볼 수 있으려나.

2. 엄마가 마더를 보러가시겠다고 했다. 별로던데, 했더니 요즘 문제작이지 않냐고 하신다. 거의 내리는 분위기긴 하지만 확실히 문제작이긴 했지. 시간표 좀 봐달라고 하시기에 검색해봤는데 트랜스포머에 밀려서 저녁시간대엔 상영을 하지 않는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은 온가족이 다함께 보러갔던 기억이. 그때 분명 두 분 중 한분이 재미없다고 하셨던 거 같은데 아마 아부지였나부다. 보고 나와서 모빵집에서 팥빙수를 먹었던 거 같다. 으아. 집에 가고싶어. 댑따 큰 볼에 나오는 팥빙수랑 살얼음 잔뜩 들어있는 한치물회랑 엄마가 신선한 재료로 만들어주시는 고등어무조림이 그립다. 아니 왜 야밤에 이런 거나 떠올리고 있는거지 난.

3. president가 preside에서 나온 명사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preside란 동사를 여태 몰랐다는 얘기. 자괴감이 든다. 제길, 영어따위. 어릴 적 꿈 중 하나는 열두개 국어를 하는 사람이 되어서 엔간한 책은 원서로 읽는 거였는데. 하나도 제대로 못해. 엉엉.

4. 그래도 간간히 은하수~ 를 읽고 있다. 애정이 있으면 어떻게든 가능하구나.

5. 애정, 하니까 말인데 모그룹의 줄리엣 무대를 가끔 넋을 잃고 보곤 한다. 모던댄스를 연상시키는 몇몇 안무랑 너는펫의 모모를 연상시키는 모군이 좋아염☆ 이러면서 아이돌에 빠지는 건가(.....) 하긴 GEE때문에 소녀들 얼굴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었지. 어차피 그 곡 지나면 시들해지면서.

6. 요즘 듣는 것.
우울할 땐 Kings of convenience, 아주 우울할 땐 언니네, 길을 걸을 땐 Fatboy Slim의 The Joker 있는 앨범, 기분좋을 땐 Mika, 화났을 땐 Queen, 아무생각 없을 땐 John Barrowman, 그리고 가끔 blur의 베스트. 롹에 그다지 심취해있진 않은데 몇번이고 듣게 되는 건 결국 밴드 음악들이 많은 것 같다. 담달에 지산엔 위저 온다지 ㅠㅠ 8월엔 플라시보 내한한다지 ㅠㅠ 괜찮아 마룬5도 못갔지만 잘 살고 있잖아. 괜찮아, 엉엉.


by 섬이 | 2009/06/25 01:10 | 궁시렁 섬 | 트랙백 | 덧글(4)

소통에 실패한 히어로워너비 [노잉]


노잉
니콜라스 케이지,로즈 번 / 알렉스 프로야스

※ 스포일러 있습니다.


데미지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로즈 번이 나온다기에 허무엔딩이라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봤다. 엔딩은 예상대로 허무했지만 케서방이나 로즈 번 캐릭터의 허무함에는 못미쳤다.


재난 영화 주인공 답게 존은 영화 내내 종잡을 수 없게 행동하는데 제대로 의사소통하는 장면은 별로 없다. 아들은 아빠보다 더 늙은이 같고, 술먹고 자빠져있다가 발견한 예언으로 동료 교수를 설득하는 데에도 실패하고, 어설픈 탐정 노릇을 하다가 여주인공(이라고 쓰고 소모품이라고 읽는다)에게 반감을 사기도 하고, 어둠의 그림자들과도 아들을 매개로 하지 않고서는 대화할 수 없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의 아버지와도 몇년간 대화가 없었다고 나오는데, 영화 말미에 세상의 종말을 맞아 절규하는 사람들의 (사운드는 한껏 줄인) 모습을 헤치고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와 화해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다 죽어가면서 그래봐야 무슨 소용이람.


모군과의 전쟁을 생각하면 믿기지 않지만 가족 외의 사람과 싸웠던 경험은 한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없다. 그 중 하나는 중1때 함께 아래층에 내려가던 친구가 '아!' 하더니 아무 설명없이 혼자 교실로 뛰어올라갔다는 사소한 일이 원인이었다. 주인공이 도망가다 말고 최후의 숫자를 알아내야겠다면서 (발 동동 구르는 사람들을 차에 내버려두고) 혼자 페인트를 긁어내고 있는 걸 보자니 그때 생각이 났다.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그 친구와는 절교하고 다시는 같이 다니지 않았던 것 같다. 로즈가 애들을 데리고 떠나버린 것도 무리가 아니다.


소통할 줄 모르는 사람과는 함께할 수가 없다. 이미 다음 행동에 대한 의논은 끝나 있었고, 상황은 급박하고, 행동의 변화를 무조건 믿기엔 너무나도 낯선 사람이다. 그렇다면 케서방은 왜 소통을 할 수 없었을까? 애초에 머리 속에 떠오른 걸 행동에 옮기는 게 최우선이지, 그로 인한 옆사람의 상태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성격이라서 그럴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행동의 이유를, 의도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주어지는 대로 믿고, 변하는 상황에 맞춰 따라가기에도 벅차서. 결과적으로 봤을 땐 무슨 행동을 하건 말건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하건 말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만서도.


종교 영화다 반종교 영화다 말이 많던데, 솔직히 간택받고 살아남은 아이들이 부럽지 않다. 부모가 죽는 것에도 눈깜짝 하지 않았지. 양성 생식을 위해 한쌍으로 선택했겠지. 그러고 새로운 세상 만들면 좋기도 하겠다.




... 라고 간만에 옛생각+현재 상황 생각이 나서 횡설수설.
트랜스포머2나 생각없이 보고퐈 ㅠㅠ 첫날 아이맥스로 예매했다 취소했는데 괜히 그랬나봐.

by 섬이 | 2009/06/22 21:56 | 창밖의 섬 | 트랙백 | 덧글(2)

i'm fine without you


낯익은 번호와 낯익은 목소리. 변하지 않는 것도 있구나. 기억 속에서 너를 소환하기 위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말, 언젠가 술취한 네가 내게 했던 말. 시간이 이만큼 흐르고 이미 넌 잊었겠지만 가끔 난 생각해. 무슨 의미였을까. 그때 넌 어떤 기분이었을까.

문장 하나로 기억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뒤끝있는 여자, 둔해서 뒤늦게 상처받지만 죽을 때까지 되새겨볼 말들, 언어들. 물론 긍정적인 문장도 없진 않다. '지금은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을래'같은 거. 당시엔 왕년에 시 좀 쓰셨나 생각했지만 지금은 고맙게 생각한다. 내 생애 낭만적인 사랑이란 게 있다면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거야. 그때도 믿음이 부족해서 제대로 하진 못했지만. 얼굴, 표정, 이름은 가물가물해져도 그런 건 남아.



그런데


말했잖아, 난 그저, 즐겁게 살고 싶은 것 뿐이야. 어떡하면 즐거울지, 그런 건 몰라. 하지만 이건 알지. 지금은 즐겁지 않다는 거. 함께면 더 즐거울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너는 내게 귀 기울이기엔 너무 바쁘고 피곤하지. 그래서 나도 널 만나는 시간이 아깝다고. i'm fine, even better without you. 그것 뿐이야. 이 말을 다시 꺼내보게 되어서 정말 슬퍼. 나없이도 살 수 있다던 그때 그 사람은 정말로 어떤 기분이었을까.






by 섬이 | 2009/06/19 01:18 | 궁시렁 섬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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