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혼비,《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등장인물 소개를 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너무나도 뻔한 제목에다 표지에는 지붕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죽고 싶어 하는 사람들 이야기였다. 머리 식힐 겸 가벼운 소설을 고른 건데 전혀 가볍지 않은 소재여서 덮어두고 있다가 잠들지 못하는 밤에 할일없어 읽었다.

소재만 그렇고 원래 목적에는 부합하는 발랄한 소설이었다. 당연하게도 인물들이 돌아가며 1인칭으로 서술한다. 흔해빠진 내용이라 새로울 건 없지만 1시간에 60분씩 한 문제에 대해 생각하면 옥상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에는 공감. 생각이 많으면 잡아먹힌다고 충고해주던 J군이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스캔들로 몰락한 방송인 남자, 장애 아들을 홀로 키우는 엄마, 말막하는 십대 소녀, 밴드 하다 망한 청년. 공통점이라고는 죽고 싶어 한다는 것 뿐인 네 명의 등장인물을 설정한 건 영리한 선택이다. 청년이 있어서 가족 행세를 하게 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고, 소녀가 있어서 다른 이들이 못하는 무례한 질문이나 답을 할 수 있고, 애엄마가 있어서 서로 막대하거나 상황이 급박하게 흐르지 않을 수 있었고, 방송인이 있어서 이들의 모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큰일이 되니까.


혼비의 소설은 어바웃 어 보이, 하이 피델리티(=사랑도리콜이되나요), 피버 피치 등이 영화화 되었다. 책날개에는 조니 뎁을 들먹이며 이 소설도 개봉 예정이라 되어 있지만 imdb를 뒤져봐도 없다. 다만 an education이라는 영화가 올해 개봉했는데, 닥터후 블링크 편의 샐리 스패로우가 주연이라 보고 싶은 생각이 살짝 들었다.

by 섬이 | 2009/10/31 23:07 | 무지의 섬 | 트랙백 | 덧글(2)

그냥 처죽이고 싶었고나 [인글로리어스 바스터즈]


브래드 피트,클로리스 리치먼,다이앤 크루거 / 쿠엔틴 타란티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최강의 악당에 10에 9의 확률로 가장 먼저 떠오를 인물, 히모씨와 그의 일당들을 적으로 놓고 마구 죽이는 이야기. 저들은 인간이 아니야, 라면서 (적어도 영화상으로는) 더 잔인한 짓을 서슴치 않고 해도 구구절절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없고 얼마나 좋은가.

간혹 유쾌한 장면이 있어서 재밌게 보긴 했지만 두시간 반은 너무 길다. 별 의미없는 수다, 특히 등장인물이 알아듣지 못한다는 설정 하에 자막도 없는 독어 등으로 진행되는 장면들에서 몇마디씩만 뺐어도 훨씬 관람이 쉽지 않았을까. 하지만 타모씨께서는 쉽게 해주고 싶은 생각 따위 전혀 없겠지. 게다가 나름 전쟁이 배경인지라 더 힘들었다. 얼굴도 군복도 출신도 억양도 쟤들끼리는 알겠지만 내가 알 게 무어야.


참, 팜플렛에 적혀 있는 반역 독일장교의 설명 보고 풉 했다. 정도를 모르는 나치에게 예의를 가르쳐주러 왔다니. 그냥 지편도 몰라보는 사이코패스 아닌가? 바스터즈에 합류해서 빵발씨 밑에 있었던 건 그냥 하고 싶은 짓 맘껏 할 수 있기 때문이었을 거 같은데. 그 외 저쪽은 희화화하고 이쪽은 잔뜩 폼잡는 설정이라던지. 그래도 전쟁영웅씨까지 포함해서 고상한 척 하지 않았던 건 좋았다. 몇 달이나 기다렸던 영화. 샤프한 턱선은 사라졌지만 브래드의 존재감은 여전하더라고. 그 외 낯선 배우들도 인상깊은 연기 보여줬고.


그리고 내년을 기다리게 하는, 팀버튼의 앨리스, 잭블랙의 걸리버. 두근두근



2009. 10. 29. 신림 롯데시네마.



by 섬이 | 2009/10/30 19:49 | ┗FLIMs | 트랙백

자라섬,도시락




1. 지난 일요일(18日)에는 자라섬 재즈축제에 다녀왔다. 잔디밭에 돗자리 펴놓고 뒹굴면서 도시락 까먹고, 만국기 가득 걸려 운동회스러운 가을 하늘도 구경하고. 재즈랑은 친하지 않아서 기억나는 뮤지션은 없지만 단풍 든 산과 고요한 강을 보면서 걷는 길 어디서나 들려오는 선율이 좋았다. 그리고 롯데 돗자리와 sk담요를 획득.
아침에 차막힐까봐 잠실에서 9시에 출발했더니 2시간도 안걸려 가평 도착. 섬에는 바람이 불어 춥다는 얘기에 잔뜩 챙겨갔지만 해지고 나니 담요고 점퍼고 소용없어서 일찍 돌아왔다. 갈 때보다 1시간 이상 더 걸렸다. 음악축제라기 보단 소풍 다녀온 기분.


2. 새벽 5시반에 일어나 만든 도시락. 쏘야는 전날 만들었고, 아침에 일어나 김밥과 샌드위치, 달걀(말이 만들 시간이 없어서)구이를 빛의 속도로 만들었다. 조리과정


김밥은 김 2/3에 단무지,우엉,햄,맛살 넣고 물방울 모양으로 만 거랑, 나머지 1/3를 세로로 놓고 참치 추가해서 동그랗게 만 것 두 가지. 밥은 요리초랑 소금 넣고 간했다. 먹으며 뭔가 부족하다 싶었는데 오이나 시금치를 추가하면 좋았겠지.
쏘야는 양파 볶다가 비엔나 소시지, 파프리카 넣고 고추장(0.5) 간장(0.5) 케찹(2)으로 간하고 껍질 벗긴 토마토랑 호두 추가해서 만들었다. 호두는 먹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넣었는데 이렇게 해도 맛없는 건 마찬가지. -_- 어머니, 아무래도 호두의 맛이 좋아지질 않아요.
달걀구이는 달걀에 참치랑 캔옥수수 섞고 소금간해서 팬에 구웠다.
샌드위치 속엔 고구마+캔옥수수+양배추피클+올리고당 버무린 거랑 소금에 절인 오이, 동그랗게 썬 파프리카가 들어가 있다. 위의 것을 먹어치우는 것만도 배가 불러서 이건 남김.





by 섬이 | 2009/10/21 00:55 | 즐거운 섬 | 트랙백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